어쩌다 강가에 나갈 때면 어머니는
모나지 않은 고운 돌을 골라 정성껏 씻어 오셨다

김치의 숨을 죽여 맛을 우려낼 누름돌이다
산밭에서 돌아와 늦은 저녁 보리쌀을 갈아낼 확돌이다

밤낮 없는 어머니 손 때가 묻어 반질반질한
돌멩이들이 어두운 부엌에서 반짝였다

그런 누름돌 한 개 있어 오늘 같은 날
마음 꾹꾹 눌러 놓으면 좋으련만
난 여직 그런 누름돌 하나 갖질 못했구나.

- 김인호 시인 '누름돌' -

스쳐가는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아 일어서는
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운 날은
송곳 같은 감정의 한편을 지그시 눌러 줄
어머니의 누름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.

희생과 양보로 눌러 곰삭은 깊은 맛을 내는
누름돌 하나
그대는 품고 계시는지요.


행복하시고
좋은 하루되세요.